"피아노를 왜 배워야 하는가?"
1. 서론: 인지적 기술(Cognitive Technology)로서의 피아노
인간의 문명사에서 악기의 발명은 단순히 미적 유희를 위한 도구의 등장을 넘어, 인간의 인지 능력을 확장하고 감각과 운동 기능을 정교하게 조율하는 '인지적 기술(Cognitive Technology)'의 발전을 의미한다.
그중에서도 피아노(Pianoforte)는 그 구조적 복잡성과 연주가 요구하는 다차원적인 신경 처리 과정으로 인해, 인간 뇌의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 중 하나로 자리매김해왔다.
"왜 피아노를 배워야 하는가?"라는 질문은 이제 단순한 예술 교육의 당위성을 넘어, 뇌과학(Neuroscience), 인지 심리학(Cognitive Psychology), 그리고 발달학(Developmental Science)의 관점에서 재해석되어야 한다.
본 보고서는 피아노 학습이 인간의 신경계와 심리적 기제에 미치는 영향을 다각도로 분석한 방대한 연구 자료를 종합하여, 피아노 습득이 왜 현대인에게 필수적인 인지적 자산이 되는지를 규명하고자 한다.
피아노 연주는 시각적 정보(악보)를 해독하여 양손의 독립적인 운동 명령으로 변환하고, 청각적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동시에 감정적 표현을 조절해야 하는 고도로 복잡한 인지 과제이다.1
이러한 과정은 뇌의 특정 영역만을 자극하는 것이 아니라, 감각, 운동, 기억, 감정, 집행 기능을 관장하는 광범위한 신경 네트워크의 동기화(Synchronization)를 유도한다.1
특히 본 연구는 피아노가 단선율 악기(Monophonic instruments)와 구별되는 '다성적(Polyphonic)' 특성과 '양손 협응(Bimanual coordination)'의 독특한 요구사항이 어떻게 뇌의 구조적 가소성(Plasticity)을 유도하고, 노화에 따른 인지 저하를 방어하는 '인지 예비능(Cognitive Reserve)'을 형성하는지에 주목한다.4
또한, 피아노 연습 과정에서 체득되는 몰입(Flow) 경험과 성장 마인드셋(Growth Mindset)이 개인의 정서적 회복탄력성(Resilience)과 성취 지향적 태도에 미치는 심리적 파급 효과를 심층적으로 논의한다.
2. 신경가소성과 뇌 구조의 물리적 재설계: 해부학적 증거
피아노 학습의 효용을 설명하는 가장 강력한 과학적 근거는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이다. 이는 학습과 경험에 반응하여 뇌가 스스로의 구조와 기능을 재설계하는 능력을 의미하며, 피아노 훈련은 뇌의 회백질(Gray Matter) 부피와 백질(White Matter)의 연결성을 물리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으로 입증되었다.
2.1. 뇌량(Corpus Callosum)의 구조적 강화와 정보 통합 속도
피아노 연주는 좌뇌와 우뇌의 긴밀하고도 독립적인 협력을 요구하는 대표적인 양손 협응 과제이다. 오른손은 주로 멜로디를, 왼손은 화성이나 베이스 라인을 담당하며 서로 다른 리듬과 아티큘레이션으로 움직여야 한다. 이러한 활동은 양 반구를 연결하는 신경 섬유 다발인 뇌량(Corpus Callosum)에 직접적인 구조적 변화를 일으킨다.
연구에 따르면, 전문 피아니스트들은 비음악가나 다른 악기 연주자들에 비해 뇌량의 크기가 유의미하게 크며, 특히 뇌량의 뒤쪽 중간 부분(Posterior midbody)과 협부(Isthmus)의 연결성이 강화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7 이는 좌우 뇌 반구 간의 정보 전달 속도(Interhemispheric transfer time)가 비약적으로 빠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뇌량의 발달은 양손의 독립적 제어뿐만 아니라, 언어 처리와 비언어적 정보 처리의 통합,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과 같은 전반적인 인지 기능 향상에 기여한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구조적 변화가 훈련 시작 시기에 의존한다는 것이다. 7세 이전에 피아노 훈련을 시작한 연주자들은 뇌량의 백질 미세구조(Fractional Anisotropy, FA)가 더욱 뚜렷하게 발달되어 있으며, 이는 조기 음악 교육이 뇌 발달의 결정적 시기(Critical Period)에 신경학적 '비계(Scaffold)'를 형성하여 평생 지속되는 신경 연결망의 기초를 다진다는 것을 시사한다.8 또한, 피아니스트의 뇌에서는 뇌량 간 억제(Trans-callosal inhibition)가 감소되어 있어, 양손이 서로 간섭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복잡한 움직임을 수행할 수 있는 신경학적 효율성을 확보하고 있다.7
2.2. 운동 피질(Motor Cortex)의 확장과 호문쿨루스의 재편
피아노 연주는 열 손가락을 독립적이고 정교하게 제어해야 하는 미세 소근육 운동(Fine motor skills)의 극한을 요구한다. 뇌의 운동 피질에는 신체 각 부위를 담당하는 영역이 지도로 그려져 있는데, 이를 '호문쿨루스(Homunculus)'라 한다. 피아노 훈련은 손가락을 담당하는 운동 피질 영역을 확장시키고, 신경 세포의 밀도를 높인다.1
피질 매핑(Cortical Mapping)의 변화: 연구에 따르면 피아니스트의 뇌는 손가락의 움직임 속도와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피질 매핑이 변화한다. 이는 마치 '손가락을 위한 체육관'과 같아서, 반복적인 연습이 뇌의 해당 부위를 물리적으로 비대하게 만들고 효율적으로 재배열함을 의미한다.10
미세 운동 기술의 전이: 이러한 운동 피질의 발달은 단순히 피아노 연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발달된 소근육 제어 능력과 손-눈 협응력(Hand-eye coordination)은 글씨 쓰기, 타이핑, 스포츠 활동, 외과 수술과 같은 정교한 손놀림이 필요한 다른 영역으로 전이된다.2 특히 뇌성마비와 같은 운동 장애를 가진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18개월간의 피아노 훈련이 손가락 타건의 균일성을 유의미하게 향상시키고 손의 운동 기능을 회복시키는 재활 효과가 있음이 입증되었다.12 이는 피아노가 치료적 도구로서 신경 운동 장애를 개선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2.3. 청각 피질(Auditory Cortex)과 다감각 통합
피아노 학습은 소리를 듣고 분석하는 청각 피질의 구조적 변화도 동반한다. 피아노 연주자의 청각 피질, 특히 헤슐회(Heschl’s gyrus)는 비음악가에 비해 더 큰 부피를 가지며, 소리에 대한 신경 반응(Neuronal response)이 훨씬 더 민감하고 강력하다.1
다감각 통합(Multisensory Integration): 피아노 연주는 시각(악보), 청각(소리), 촉각(건반의 터치), 고유수용성 감각(손가락의 위치)을 밀리초(ms) 단위로 통합해야 하는 과정이다. 이러한 훈련은 뇌의 다감각 통합 영역, 특히 두정엽(Parietal lobe)과 전운동 피질(Premotor cortex) 간의 연결성을 강화한다.1
음색과 피치 인식: 피아노의 광범위한 음역대와 화음 구조를 처리하는 과정은 미세한 피치(Pitch) 차이와 음색(Timbre)을 구별하는 능력을 향상시킨다. 이는 언어의 억양이나 미묘한 감정 변화를 포착하는 능력으로 전이되어, 의사소통 능력을 강화하는 부수적인 효과를 낳는다.3
2.4. 노화에 대한 방어: 뇌궁(Fornix)과 백질 미세구조의 안정화
피아노 학습의 신경학적 혜택은 아동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의 연구 결과는 피아노 학습이 노년기 뇌의 구조적 퇴화를 막는 강력한 방어기제가 됨을 보여준다.
뇌궁(Fornix)의 안정화: 60세에서 80세 사이의 음악적 경험이 없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6개월간의 무작위 대조 시험(RCT) 결과, 피아노 훈련을 받은 그룹은 노화에 따라 자연적으로 감소하는 뇌궁의 백질 미세구조(White matter microstructure)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현상이 관찰되었다.4 뇌궁은 해마(Hippocampus)와 연결되어 일화 기억(Episodic memory) 형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부위로, 알츠하이머병 초기 단계에서 손상되는 주요 영역 중 하나다.
미세구조적 보호 기제: 대조군(음악 감상 그룹)은 뇌궁의 섬유 밀도(Fiber Density, FD)가 유의미하게 감소한 반면, 피아노 훈련 그룹은 이를 보존했다. 이는 피아노 학습이 단순한 기능적 훈련을 넘어, 뇌 조직의 물리적 위축을 지연시키거나 예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이러한 백질의 안정화는 참가자들의 일화 기억 수행 능력 향상과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다.4 즉, 피아노는 노화하는 뇌를 위한 '신경학적 보호막'을 형성하는 셈이다.
3. 인지 역학: 집행 기능과 지능의 확장
피아노 연주는 고도의 인지 통제(Cognitive Control)를 필요로 한다. 주의를 집중하고, 불필요한 자극을 억제하며, 작업 기억을 활용해 정보를 조작하는 일련의 과정은 전두엽의 집행 기능(Executive Function)을 훈련시키는 탁월한 커리큘럼이다.
3.1. 작업 기억(Working Memory)과 시각-운동 변환
피아노 악보를 읽고 연주하는 '초견(Sight-reading)' 과정은 작업 기억의 한계를 시험하고 확장하는 훈련이다. 연주자는 현재 연주하고 있는 음표를 처리함과 동시에, 시선은 이미 다음 마디를 향해 있어야 한다. 이를 '눈-손 간격(Eye-hand span)'이라 하며, 숙련된 연주자일수록 이 간격이 길고 유연하다.13
이중 부호화와 버퍼링: 악보의 시각적 정보는 즉각적으로 운동 명령으로 변환되어야 하며, 이 과정에서 뇌는 시각적 버퍼(Visual buffer)와 운동 버퍼(Motor buffer)를 동시에 운용해야 한다. 연구에 따르면 18개월간 피아노 훈련을 받은 아동들은 자연과학 수업을 들은 대조군보다 작업 기억 용량이 유의미하게 향상되었다.3
일반 지능(g-factor)과의 연관성: 이러한 작업 기억의 향상은 일반적인 유동 지능(Fluid Intelligence) 및 IQ 점수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다. 피아노 훈련은 추상적 추론 능력과 공간 지각 능력을 자극하여 수학적, 과학적 문제 해결 능력을 높이는 토대가 된다.1
3.2. 억제 제어(Inhibitory Control)와 주의력 관리
정확한 연주를 위해서는 단순히 올바른 건반을 누르는 것뿐만 아니라, 누르지 말아야 할 건반을 누르지 않는 '억제(Inhibition)' 능력이 필수적이다. 또한, 일정한 템포를 유지하기 위해 내적 충동을 조절하고 지속적인 주의(Sustained Attention)를 기울여야 한다.
스트룹(Stroop) 테스트 결과: 노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4개월간의 피아노 훈련은 억제 제어와 분할 주의력을 측정하는 스트룹 테스트 성적을 유의미하게 향상시켰다.16 이는 피아노 훈련이 전두엽의 기능을 활성화하여 인지적 노화를 지연시키고, 일상생활에서의 집중력을 개선함을 보여준다.
ADHD와 충동 조절: 이러한 억제 제어 훈련 효과 때문에 피아노는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ADHD) 아동을 위한 치료적 보조 수단으로도 활용된다. 음악적 구조 안에서 자신의 행동을 통제하고 조절하는 경험은 충동성을 완화하고 자기 조절 능력을 키우는 데 도움을 준다.17
3.3. 진정한 멀티태스킹: 이중 과제 처리 능력
일반적으로 인간의 뇌는 두 가지 이상의 주의를 요하는 과제를 동시에 수행하는 '멀티태스킹'에 취약하며, 실제로는 빠른 작업 전환(Task-switching)을 수행할 뿐이다. 그러나 피아노 연주자는 진정한 의미의 멀티태스킹에 가까운 능력을 보여준다.
전역적 처리(Global Processing): 요크 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음악가들은 비음악가나 이중언어 구사자보다 상충되는 정보를 유지하고 조작하는 작업 전환 능력이 우수했다.18 이는 피아노 훈련이 멜로디, 리듬, 화성, 셈여림, 감정 표현 등 다양한 층위의 정보를 하나의 통합된 '게슈탈트(Gestalt)'로 처리하는 능력을 배양하기 때문이다. 피아니스트는 세부적인 음표에 집착하지 않고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며 여러 과제를 동시에 수행하는 효율적인 인지 전략을 사용한다.
3.4. 언어 능력으로의 전이: 리듬과 읽기
리듬감은 단순히 음악적인 박자 감각에 머무르지 않는다. 리듬에 맞춰 몸을 움직이거나 연주하는 '리듬 동조화(Rhythmic Entrainment)' 능력은 언어의 음운 인식(Phonological awareness) 능력과 신경학적 기제를 공유한다.3
시간적 주의력(Temporal Orienting): 리듬 훈련은 소리가 발생하는 정확한 타이밍에 주의를 기울이는 능력을 정교하게 다듬는다. 이는 문장을 읽을 때 음소를 분절하고 결합하는 읽기 능력(Reading skills)과 직결된다. 연구들은 리듬감이 좋은 아동들이 읽기 능력과 언어 기억력(Verbal Memory)에서 더 우수한 수행을 보임을 입증했다.3 따라서 피아노 학습은 난독증(Dyslexia) 아동의 문해력 개선을 위한 효과적인 개입이 될 수 있다.
4. 다성적(Polyphonic) 사고의 확장: 복잡성의 처리
피아노는 바이올린이나 플루트 같은 단선율 악기와 달리, 여러 성부를 동시에 연주하고 처리해야 하는 다성 악기(Polyphonic instrument)이다. 이러한 특성은 피아노 학습자에게 독특한 인지적 도전과 혜택을 제공한다.
4.1. 수직적 사고와 수평적 사고의 교차
단선율 악기 연주자가 하나의 선율 흐름(수평적)에 집중한다면, 피아노 연주자는 시간의 흐름에 따른 선율의 진행과 매 순간 쌓이는 화음의 구조(수직적)를 동시에 파악해야 한다.
인지 부하(Cognitive Load)의 관리: 피아니스트는 멜로디, 반주, 내성(Inner voices) 등 2개에서 4개 이상의 독립적인 청각 스트림을 동시에 관리해야 한다. 이는 뇌의 인지 부하 용량을 극한으로 시험하며, 복잡한 정보 패턴을 구조화하여 처리하는 능력을 기른다.21
예측 코딩(Predictive Coding): 다성 음악을 연주할 때 뇌는 다음에 올 화음과 선율을 끊임없이 예측하는 확률적 모델링을 수행한다. 최신 신경과학 연구는 피아노 연주가 뇌의 예측 기제를 정교화하여, 불확실한 정보 속에서도 패턴을 찾아내고 미래를 시뮬레이션하는 능력을 강화한다고 제안한다.21
4.2. 청각적 장면 분석과 칵테일 파티 효과
다성 음악을 듣고 분석하는 훈련은 '청각적 장면 분석(Auditory Scene Analysis)' 능력을 향상시킨다. 이는 복잡한 소리 환경 속에서 특정 소리 객체(Sound Object)를 분리해내는 능력이다.
칵테일 파티 효과(Cocktail Party Effect): 시끄러운 파티장에서 대화 상대의 목소리에만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연구에 따르면, 피아노 훈련을 받은 사람들은 소음 속에서 말소리를 분별하는 능력이 뛰어나다.23
신경 처리 효율성: EEG 연구 결과, 음악가들은 소음 속에서 목표 음소를 식별할 때 뇌의 초기 감각 처리 단계(N1 파형)에서는 불필요한 자극을 억제하고, 후기 인지 처리 단계(P3 파형)에서는 목표 자극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는 효율적인 신경 패턴을 보였다.23 이는 피아노 훈련이 청각 정보의 필터링 기능을 강화하여, 정보의 홍수 속에서 핵심을 파악하는 능력을 길러줌을 의미한다.
5. 심리생리학적 효용: 정서 조절과 몰입의 미학
피아노는 차가운 인지 기계가 아니라 뜨거운 감정의 매개체이다. 피아노 연주는 스트레스 호르몬을 조절하고, 심리적 몰입 상태를 유도하며, 정서적 웰빙을 증진시킨다.
5.1. 스트레스 감소와 생리적 이완
피아노 연주는 생리학적으로 스트레스 반응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피아노 연주, 점토 빚기, 서예, 침묵(휴식) 등 네 가지 활동의 스트레스 감소 효과를 비교한 결과, 피아노 연주가 타액 코르티솔(Cortisol) 수치를 가장 크게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25
불안 완화: 피아노 연주는 상태 불안(State Anxiety) 척도 점수를 유의미하게 낮추었으며, 이는 피아노 연주가 단순히 심리적 기분 전환을 넘어 내분비계의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를 물리적으로 억제함을 보여준다. 이는 만성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에게 피아노가 약물 없는 항불안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6
5.2. 몰입(Flow) 이론과 피아노 연습
칙센트미하이(Csikszentmihalyi)의 '몰입(Flow)' 이론은 피아노 연습의 심리적 메커니즘을 완벽하게 설명한다. 몰입은 행위에 깊게 빠져들어 시간의 흐름을 잊고 자의식이 사라지는 최적 경험(Optimal Experience)을 말한다.
몰입의 조건: 피아노 연습은 몰입의 필수 조건인 '명확한 목표', '즉각적인 피드백', '도전과 기술의 균형'을 모두 갖추고 있다.28 건반을 누르는 즉시 소리라는 피드백이 오고, 난이도가 세분화된 레퍼토리는 연주자의 실력에 맞는 적절한 도전을 제공한다.
정서적 회복: 몰입 상태에서의 연주는 부정적인 생각이나 반추(Rumination)를 차단하고, 깊은 심리적 만족감과 통제감을 제공한다.29 이러한 경험의 축적은 일상생활에서의 우울감을 감소시키고 삶의 질을 높이는 원동력이 된다.
5.3. 우울증 완화와 삶의 질(QOL)
피아노 레슨은 임상적으로 우울증 증상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이다. 노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피아노 그룹은 대조군에 비해 우울 척도(BDI) 점수가 유의미하게 감소하고, 긍정적 기분 상태와 활력이 증가했다.16 또한, WHO의 삶의 질 척도(WHOQOL-BREF)에서 심리적, 신체적 건강 영역의 점수가 향상되었다.16 이는 피아노가 단순한 취미를 넘어 정신 건강을 유지하고 증진시키는 치료적 가치를 지님을 입증한다.
6. 사회학적 및 발달적 관점: 전 생애적 혜택
피아노 교육은 생애 주기의 각 단계마다 서로 다른, 그러나 결정적인 혜택을 제공한다.
6.1. 아동기: 그릿(Grit)과 성장 마인드셋
아동기의 피아노 교육은 인격 형성의 중요한 장(場)이다. 피아노 실력은 하루아침에 늘지 않으며, 한 곡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수백 번의 지루한 반복 연습과 실수를 견뎌야 한다.
지연된 만족(Delayed Gratification): 즉각적인 보상에 익숙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에게 피아노 연습은 노력과 결과 사이의 시간차를 견디는 '지연된 만족'을 가르친다.32
성장 마인드셋(Growth Mindset): 어려운 구간을 연습을 통해 극복해내는 과정은 "능력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노력으로 향상될 수 있다"는 성장 마인드셋을 내면화하게 한다.34 이는 학업 성취도뿐만 아니라 인생의 난관을 헤쳐나가는 회복탄력성(Resilience)의 기초가 된다.
6.2. 성인기 및 노년기: 인지 예비능(Cognitive Reserve)의 축적
성인이나 노년기에 피아노를 배우는 것은 뇌 건강을 위한 가장 확실한 투자다. '인지 예비능' 가설에 따르면, 평생 동안 축적된 지적, 인지적 활동은 뇌에 여유 용량을 만들어 병리학적 손상(예: 알츠하이머의 플라크 축적)이 발생하더라도 인지 기능을 유지하게 한다.6
치매 예방: 쌍둥이 연구를 포함한 종단 연구 메타분석 결과, 악기 연주는 치매 및 인지 장애 발병 위험을 약 64%까지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36 이는 외국어 학습이나 독서보다 더 강력한 예방 효과를 시사한다.
사회적 연결: 피아노는 독주 악기이기도 하지만, 반주나 듀엣을 통해 타인과 소통하는 가장 사회적인 악기이기도 하다. 앙상블 활동은 타인의 소리를 경청하고 호흡을 맞추는 과정을 통해 공감 능력을 키우고 사회적 고립감을 해소한다.37
6.3. 비교 기악론: 왜 하필 피아노인가?
다른 악기들과 비교했을 때 피아노가 가지는 고유한 교육적 우위는 다음과 같다.
비교 항목 | 피아노 (Piano) | 현악기/관악기 (Violin/Wind) | 피아노의 비교 우위 및 특성 |
초기 진입 장벽 | 낮음 (즉각적 소리 산출) | 높음 (인토네이션/주법 습득 난해) | 초보자도 쉽게 멜로디 연주 가능, 동기 부여 용이 39 |
학습 곡선 | 초기 완만, 중급 이후 급상승 | 초기 급경사, 이후 완만 | 양손 독립성과 다성부 처리로 인해 심화 단계의 인지적 도전이 지속됨 |
음악적 자립성 | 높음 (반주+멜로디 완결) | 낮음 (주로 단선율, 반주 필요) | 혼자서도 화성적 구조 완결 가능, 음악 전체 구조 파악에 유리 40 |
인지 부하 유형 | 다성적(Vertical & Horizontal) | 단선율적(Horizontal) | 다중 청각 스트림 처리 훈련, 뇌의 통합적 정보 처리 능력 강화 5 |
신체적 비대칭 | 대칭적 사용 (양손 협응) | 비대칭적 사용 (자세 불균형) | 상대적으로 균형 잡힌 신체 발달, 척추 및 자세 안정성 유리 41 |
본 보고서의 분석을 종합할 때, 피아노 학습은 단순한 예술적 기예의 습득을 넘어 인간의 뇌와 정신을 훈련시키는 포괄적인 **'전인적 인지 솔루션(Holistic Cognitive Solution)'**으로 정의될 수 있다.
신경학적 관점: 피아노는 뇌량, 운동 피질, 청각 피질, 뇌궁 등 뇌의 핵심 구조를 물리적으로 강화하고 재설계하며, 특히 노화에 따른 뇌 위축을 방어하는 신경학적 보호막을 제공한다.
인지적 관점: 피아노는 작업 기억, 집행 기능, 주의력, 다중 작업 처리 능력 등 현대 사회가 요구하는 고차원적 지적 능력을 향상시키며, 이는 학업과 직무 능력으로 전이된다.
심리적 관점: 피아노는 스트레스 호르몬을 억제하고 몰입의 기쁨을 선사하며, 우울과 불안을 관리하는 정서적 도구로서 기능한다.
발달적 관점: 피아노는 아동에게는 그릿과 성장 마인드셋을, 노인에게는 존엄한 노후를 위한 인지 예비능을 제공하는 평생의 동반자다.
따라서 "피아노를 왜 배워야 하는가?"에 대한 답은 명확하다.
피아노는 우리가 가진 뇌의 잠재력을 최대로 끌어올리고, 감정을 풍요롭게 하며, 건강하고 지적인 삶을 영위하기 위한 가장 과학적이고도 아름다운 투자이기 때문이다.
교육 정책 입안자들은 피아노 교육을 단순한 예능 활동이 아닌 핵심적인 인지 발달 커리큘럼으로 인식해야 하며, 개인은 이를 평생 학습의 과제로 삼을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
🎹 상담 및 문의
전화: 02-858-8789
위치: 신림조이음악학원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피아노 선율이 가득한 상담실에서 기다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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